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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포스트 그리고 누적 6만 방문자

벌써 이 블로그를 연지 2년이 넘었다. 블로그의 첫글이었던 첫 글은 의미 없으면서도 깔끔하고 썰렁하게가 2007년 10월 23일의 글이었으니까. 이 글에서 난 기록을 쌓아 의미를 만들어가겠다고 했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난 어떤 의미를 만들었을까?

내 과거 블로그 이야기

댓글 품앗이

이 블로그는 내게 첫블로그는 아니었다. 텍스트큐브가 아닌 테터툴즈 시절부터 난 블로그를 했었으니까. 그 땐 티스토리도 없었지 아마? 아니지, 또 있구나. 네이버 블로그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나도 하나 만들었으니까. 뭐 별로 열심히 했던 거 같지는 않다. 그냥 이웃들이랑 친목 용도로 만들었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네이버 블로그야 내게 큰 의미를 지니지 않으니 제쳐두도록 하자. 내가 진정으로 블로그라는 것을 하게 된 건 역시 중학교 시절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컴퓨터 쥐뿔도 모르면서 주위에 잘난척이나 하고 다닐 때였으니, 나름 IT 블로그를 운영할 거라는 포부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기억하는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그 당시는 네이버 블로그랑 이글루스는 지들끼리 놀기 바빴고, 나머지 블로그들이 메타블로그를 중심으로 뭉치는 형태였다. 블로그코리아라든지, 올블로그라든지. 그리고 블로거라는 사람들이 나름 선구자의식을 가진 얼리어답터들이 많았고, 자연히 다수가 IT 계열 종사자였다.

블로그 사방에 깔린 게 컴퓨터 이야기요, 겨우 중학생 어린애가 덤빌 수준이 아니었으니 내 블로그 인기도 할 말 다했다. 메타블로그에 연결되고, 발행도 많이 했지만 실시간 순위권에는 겨우 한 두 번인가 올라가봤었던 거 같다. 그래도 그거 속으로 엄청 기뻤는데.

방문객 숫자의 대부분이 검색엔진 봇들이었다. 글을 써도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았다. 난 분명 글을 발행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잘 봐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노력을 시작했다.

커뮤니티의 기본은 친목이다. 사람은 정으로 움직이고, 친한 사람 많으면 문제는 술술 풀리는 법. 올블로그에서 시간만 나면 블로그 사방팔방 다 찾아가 댓글을 달아댔다. 내게도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열심히 징징댔다. 덕분에 몇 명은 내 블로그에도 찾아주었고 서로 글 생기면 찾아가 댓글도 달아주는 경우도 있었다.

근데 별 의미는 없었다.

글 없는 블로그 없다

왜 착각하고 있었을까? 블로그의 힘은 방문자 숫자나 댓글 숫자 따위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내가 듣고 싶을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사람들이 들으러 온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사방팔방에 댓글을 달고 다녀서 글의 질에 비해 인맥만 엄청 넓어져서는 방문자 수가 넘쳐나는 블로그를 대체 왜 부러워했던 걸까?

글은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포스트 하나 쓸려면 최소 한 시간, 웬만하면 두세 시간은 훌쩍 넘긴다. 그런데 최대한 멋지게 써보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지도 않은 내게 이미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결국 블로그에 반 정도 질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한 동안 그저 내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에나 만족하며, 블로그를 방치해놨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다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글

내 블로그가 과연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내게 최신 기술에 능통해서 정보의 최전선에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갈 능력은 없었다. 글은 짧지만 읽고 나서 눈물 한 방울과 함께 가슴이 맑아지는 감동을 쓸 능력도 없었다. 남들에게 들려줄만큼 긴 인생을 산 것도 아니었다. 차별화되게 그림이라도 잘 그리는 것도 아니었고, 음악적 재능이 있어서 연주곡을 올릴 능력도 없었다.

그랬다. 내 블로그의 글들이 남에게 의미가 있을 리가 없었다.

일기장이 아니라 블로그에 쓴다는 것은 누군가 봐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글을 쓸 능력이 없다. 아니 애초에 다른 사람이 봐주지도 않는다.

메타블로그여 bye bye bye

누군가 봐주질 않아 다른 사람에게 의미가 생길 수 없다면, 적어도 내게는 의미있는 공간이어야했다. 하지만 이전의 블로그는 그 존재 외에는 내게도 큰 의미를 지니지 못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목표를 바꾸었다. 더 이상 댓글이 안 달린다고 슬퍼하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이 안 온다고 꿍해져서 혼자 삐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담담하게 내게 의미있는 것들을 써나가리라. 생각했던 것, 신기했던 것, 재밌었던 것들을 일기장 삼아 기록하기로 했다. (we)b+log의 블로그 본래 의미 그대로. 내가 조금씩 쌓아나가면, 언젠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처음 목표가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은 블로그였던 것이다.

그 이유 때문에 메타블로그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었다. 메타블로그에 속해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내 생각인양 착각하게 되기 쉽다. 비교적 소수의 집단에서 몰아가기식 여론만 접하다보면 정치 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건지 블로그를 하고 있는 건지 알 길이 없다. 목표를 남이 아니라 자신으로 돌린 이상, 내가 그곳과 붙어 있어 글 조회수를 늘린다고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메타 블로그와 연을 끊자 확실히 처음에는 진짜 아무도 안 왔다. 아니 사실 1년 전쯤까지도 그랬다. 댓글이야 초창기나 지금이나 비등비등하지만 관리자페이지에서만 볼 수 있는 많은 숫자들은 그 때와 확실히 달라졌음을 알게 해준다.

스킨 제작기

그 외의 목표라면 내 손으로 스킨을 만드는 의미도 있었다. 내가 html을 손대게 된 건, 우습게도 초등학교 때 프로그래밍 공부를 어머니께서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뭐 경위야 어찌되었든, 난 사이트를 만든다는 행위가 재밌었고, 이왕 손댄 김에 일정 수준 이상은 올라가고 싶었다.

덕분에 블로그에는 한동안 스킨 수정했다는 말밖에 없었다. 스스로도 의식해서 사소한 수정으로는 글을 안 썼는데도 그랬다. 그래도 확실히 느껴지는 건, 삽질 덕에 실력이 올라갔다는 것이려나?

되돌아보기

여러가지 연재를 하려고 시도했었고, 대부분 귀찮아서 중도하차했다. 꼭 계속 써야하는데싶은 글들이 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논다는 핑계로 손이 잘 안 간다. 그래도 내가 쓰고 싶은 글주1을 그것도 열심히 쓰는 게 즐겁다. 지금 한창 기말고사가 그 위용을 자랑하며 내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중인지라 블로그에 신경을 잘 쓰지는 못하긴 하지만.

나만의 의미 축적 그리고 웹 제작. 두 목표 다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 기쁘다. 아직 나와 친분이 없는 누군가도 기억해줄 만한 컨텐츠는 없지만, 여전히 수준급 웹 디자이너와는 거리가 멀지만,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고 싶었던 것을 다 달성하진 못하더라도, 그 과정 하나하나를 겪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을만큼 나도 머리가 커졌나보다.

200이라는 시간

블로그라는 것을 시작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늘어난 글 실력, 일주일에 600 명이나 되는 검색으로 들어온 사람들, 옛날보다 완성도 높아진 스킨 같은 것보다 이만큼이나 소중한 시간들을 쌓았다는 사실에 기쁘다. 간만에 모인 동창들의 머릿수를 세어보며, 세삼스럽게 20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지 배우게 된다. 난 그 많은 시간들을 이 블로그에 담아온 게 아닌가. 그렇기에 난 여기에 새겨진 시간들을 진정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 쓰고 싶은 글을 쓴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열린 공간인 것은 사실. 글을 쓰려다 스스로 닥터스톱을 거는 경우가 잦다. 글 주제 면에서도 그렇지만 말투도 나름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 특히 야한 농담이랄까. 남중을 나오고 고등학교도 남자가 대부분인 곳을 나와서 수위를 넘나드는 농담에 상당히 익숙하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 블로그에서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다. 맨날 무심코 적고 혼자 웃기다고 킬킬 거리다가 고심한 뒤에 백 스페이스를 누른다. 아 소심한 남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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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希) 2009/12/06 02: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위를 넘나드는 농담이라면 난 항상 듣지. 그때 폰으로 보여줬던 그림속 덩치큰 남자가 맨날 하는 소리가 그소리거든.

    • 지하 2009/12/06 0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장쌤 포쓰?ㅋㅋㅋ

    • 희(希) 2009/12/06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ㅇㅇ 맞아 그사람. ㅋㅋㅋ 우리미술학원은 사실 알고봤더니 체대입시학원이였던 거지. 가스통 배달하는 원장쌤과 새끼고등어들이 우글거리는.

  • 희(希) 2009/12/06 02: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나중에 지금 하는 일 다 끝나고 좋은 성과 나오면 이런 공간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 솔직히 뭐 나도 네이버는 방치한지 엄청 오래 됬으니까.... 네이버 빼고 완전 다시 새로 시작해야지.

사소한 꼬투리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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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도 상관없지만, 저도 반말로 답할 것이라 미리 일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