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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_U_Insane?!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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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경험이다. 설마설마 하면서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갔는데 설마 끝까지 무사히 완료될 줄 몰랐다. 결제 확인 sms가 내 폰에 날라올 때 그 감동이란!

Jesus Christ! 여기 대한민국 맞나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던 롯데시네마 사이트

사방에서 아바타, 아바타 찬사를 해대길래 대체 얼마나 잘났는지 꼭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기회가 와서 예매를 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봤다. 사정상 홍대 근처에서 봐야했는데, 안타깝게도 홍대 근처에는 IMAX 상영관이 없는 것 같았다. 그냥 IMAX를 포기하고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보려고 마음먹었다.

롯데시네마 메인 페이지

느린 로딩에 첫인상은 안 좋았다

예매를 하려고 롯데시네마 홈페이지를 들어갔다. 뭔가 느리고 자바스크립트 떡칠한 냄새가 나는 것이 왠지 불여우(Firefox)에서는 에러가 나야만 할 것 같았다. 근데 의외로 빠른예매 페이지까지는 잘 들어가지더라.

어라? 의외로 UI 디자인이 꽤 괜찮은데?

깔끔한 빠른결제 페이지

깔끔한 빠른결제 페이지

우리나라 대기업 홈페이지에 하도 데여서 그런지 빠른예매 페이지의 인터페이스가 꽤나 깔끔하고 예뻤음에도 여전히 의심을 떨칠 수 없었다. 일단 메인 페이지 위에 겹쳐서 나타나는 꼴이 예쁜 것만 추구하고 안의 코드는 시궁창이 되든 뭐가 되든 신경도 안 쓰는 많은 무개념 웹디자이너들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날 놀라게 한 비회원 로그인

난 여전히 전혀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냥 자리 확인만 하고 IE를 켜든지 vmware로 xp를 부팅해서 나머지 결제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좌석선택] 버튼을 눌렀다. 누르자마자 튀어나오는 로그인창에 역시 회원가입을 해야하나 찝찝해하고 있을무렵, 구석의 [비회원 로그인]이 눈에 들어왔다.

비회원 로그인이 있는 로그인 창

어라? 비회원로그인이라고?

처음으로 좋은 의미로 놀랐다. 이야~ 이거 마음에 드는데?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지. 분명 로그인에 주민등록번호 같은 걸 물어올 거야. 그리고 롯데시네마는 그런 내 기대(?)를 무참히 박살내주었다.

비회원 로그인 창

헐, 이게 다라고? 정말?!

개인정보 수집 약관에 동의한 후 나온 로그인 창. 보고 또 보고 눈 씻고 다시 봐도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만 필요했다. 물론 진짜로 저것들만 입력한 뒤 순조롭게 로그인에 성공했다.

* 추가 : 그리고 사소하게 또 놀랐던 점. 이메일 주소 선택할 때 바로 gmail.com이 보였다는 것. 늘 직접 입력을 선택해 타이핑해줬던 과거가 떠오르며 날 짠하게 만들었다.

정말로 결제가 끝나버렸다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거 갈 때까지 갔다가 가장 막판에 안 된다고 징징거려서 날 짜증나게 하는 거 아냐? 아니, 끝에 좌절하더라도 일단 달려야 하는 거다. 난 각오를 새롭게 하며 계속 진행했다.

그 뒤에 좌석 선택 페이지가 나왔고 여전히 예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며 결제 페이지까지 깔끔하게 넘어갔다. 난 혹시나 싶은 마음에 그냥 카드 결제를 선택해봤다. 그리고 내 현금카드의 카드 번호, 유효 기간, 비밀번호 앞 두자리를 입력했다. 주민등록번호도 요구했지만 이건 어쩔 수 없겠지 하면서 적어줬다. 그리고 결제 확인을 눌렀는데…

이럴 수가! 갑자기 내 폰이 결제 확인 문자가 왔다고 징징거렸다.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처음엔 혹시 IE tab을 사용하고 있었는지 확인했고, 이게 정말 불여우가 맞는지를 의심했다가 다음에는 이게 내 컴퓨터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다시 되새겨봐도 확실했다. 난 불여우에서 예매에 성공한 거다.

결제가 끝나고 얼빠진 기분으로 롯데시네마 메인 페이지를 다시 봤다.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이거, 페이지가 꽤나 구조적으로 생겼다. 혹시나 싶어 html 소스를 보니 역시나 div 태그로 구조화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이런 날이 오기를

난 지금 너무 기쁘다. 얼마 전에만 해도 11번가를 이용했기에 더욱 그렇다. 왠지 한국의 대기업 사이트는 지저분하고 깨져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롯데시네마는 달랐다.

어느 부분까지 크로스 브라우징이 이루어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용한 기능에서는 전혀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IMAX관이 없어서 우울해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기쁠 뿐이다.

더 이상 이런 것으로 기쁘고 싶지 않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이런 것에 이렇게나 호들갑을 떨며 글 하나를 뚝딱 써내는 내 모습이 조금 처량하기도 하다. 당연한 것을 누리는 것에 이렇게 한없이 감사함을 느끼는 게 슬프다는 뜻이다.

MS에서 만든 프로그램에서만 인터넷 결제가 가능한 것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전국민이 윈도를 사야한다면 이건 국가 차원의 MS 마케팅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플랫폼에 상관없이 자격을 갖춘 사람은 편리하게 결제를 할 수 있어야한다.1

롯데시네마의 멋진 모습에 다시 한 번 찬사를 올리며, 이것이 더 이상 찬사받을 일이 아닌, 지켜지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 되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주석
  1. 물론 난 윈도7이긴 하다. 하지만 아마 앞뒤 상황으로 보건대 리눅스에서도 별 문제가 없이 결제에 성공했을 것 같다.
2009/12/29 09:00 2009/12/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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