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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글을 쓰고 나면 왠지 여세를 몰아 더 쓰고 싶어진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 더 써 본다. 포괄적인 이야기이고 추상적인 뜬구름 이야기다. 난 그런 이야기들도 좋아한다.


예술이 뭘까? 난 이 질문에는 자신있게 대답할 용기가 없다. 하지만 예술은 어떠해야할까?라는 질문에는 답할 수 있다. 그 무엇보다도 먼저, 다른 사람에게 전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혀 의미가 없다. 혼자서 무언가를 계속 떠올리거나 만들어내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누구도 그를 예술가라고는 부르지 않을 터다. 다만 세상을 등진 아웃사이더일 뿐. 혼자서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부든다한들 나머지 모든 사람이 알지도 동의하지도 않으니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 여기서 예술이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것들을 총칭한다. 음악, 미술, 문학 등이다. 굳이 (자기들 주장에 의하면)순수한 것들만 찾지 않더라도 만화, 게임, 광고, 제품 디자인 등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

열거한 그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어떤 형식으로든 예술가 본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인상이나 감정을 안겨줘야 한다. 따라서 어떤 창조물이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만족해야한다. 다른 사람이 볼 것을 감안하고 전달을 고려해 만들어졌든지, 아니면 예술가가 별 생각 없이 만들었어도 알아서 전달력을 갖추고 있든지주1.

여기서 전달이 쉬운 정도나 아니면 전달되는 상대의 많고 적음에 따라 대중적이냐, 덜 대중적이냐가 결정된다. 그러니까 애초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이상(또는 자의와 별개로 보여진 이후로 예술로 인정받은 이상), 대중적이지 않은 예술이란 불가능하다는 거다. 그리고 대중적이란 말은 자연스럽게 형식과 기술을 동반한다.

에를 들어 정말 재미있는 스토리가 떠올랐다고 하자. 하지만 그에게는 문장력이 없다. 아무리 친구에게 말로 설명해도 고개를 갸우뚱해댈 뿐이고, 글로 적자니 글솜씨가 없어 막막하기만 하다. 그가 글을 배우고 제대로 생각을 옮겨낼 때까지 그는 예술가도 뭣도 아니다.

그래서 예술가에게 형식과 기술은 중요하다. 자신의 머릿속에 든 것이 얼마나 대단하든 그것을 옮겨낼 재간이 필요하다. 세상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천재가 아닌 이상, 곡이 떠올랐다는 건 4분 30초의 곡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만들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의 프레이즈나 후렴구가 떠올랐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전개를 어떻게 해야하나? 당연히 학습에 의한 기술이 필요해진다.

형식을 파괴해야 예술이 가능하다는 말은 조금 다르게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형식을 정말로 부순다고 이해해야 할까?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냈다고 이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렇게 부수고 새로만들어낸 형식(기술)을 기반으로 다음 세대의 예술가들이 다른 창조를 해내지 않는가?

예술이란 것이 무작정 자유롭고 허공에서 솟아나는 샘물마냥 터져나온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난 예술을 이렇게 본다. 예술이라 불리는 것들은 1%의 순간적 착안과 99%의 학습과 연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이 99% 없이는 다른 사람들이 1%의 빛남을 알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딱딱해보이고 때론 짜증도 나는 '형식'이란 게 중요하다.

기승전결이라는 전개 구조를, 똑같은 물체를 그려도 어떻게 배열해야하느냐를, 영상에서 많이 쓰이는 숱한 연출 기법을 그래서 알아야한다. 세기의 천재가 아닌 이상, 학습 없이 착안만을 나열했다간 난해하다는 평가는 그저 황송할 따름이요, 그저 난잡해져 쳐다보기조차 싫어질 것이다. 예술에 있어서 기술 연마와 형식 학습은 전혀 불필요하거나 무의미하지 않다.

  1. 이런 사람들이 보통 천재과라고 불린다.
2010/01/19 03:47 2010/01/19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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